세상사는 이야기

잿빛 구름 천

물찬 2014. 5. 26. 09:33

파란 하늘에

잿빛으로 은근하게 물들인

구름 천을 널어 놓고선

신부 얼굴에 꼭꼭 찍어 놓은

연지 곤지 색깔을 쏘옥 빼 닮은

알간 햇님은 어디로 마실이라도 가셨나 보다

 

간간이 불어 오는 늦은 봄 바람은

잿빛 바람으로 살랑거리며

구름 천으로 소리 없이 숨어든다

 

빠알간 햇님을 찾아 따뜻한 봄 바람이 되어

구름 천을 살짝 열고 나올것 처럼

그렇게 숨어든다